신앙은 단지 믿음의 고백에 머무르지 않고 삶의 전반적인 태도와 행동, 말에까지 영향을 줍니다. 특히 언어습관은 신앙의 성숙도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무심코 내뱉는 말 한마디가 누군가를 살릴 수도, 상처 줄 수도 있으며, 공동체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비난을 방지하고, 언어를 통해 영적으로 성장하며, 변화된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신앙인에게 필요한 언어습관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1. 비난방지는 언어절제의 성숙한 신앙의 첫걸음
비난은 감정적으로 즉각 반응할 때 쉽게 나타나는 말의 형태입니다. 겉으로 보기엔 일시적인 불만 표출처럼 보이지만, 그 말은 듣는 사람에게 오랜 시간 지속되는 상처를 남기며, 공동체 안에서는 불신과 분열을 불러옵니다. 신앙인이 언어를 절제하지 못하면, 아무리 성경지식이 많고 봉사활동에 열심이라 해도 그 신앙의 깊이는 의심받기 쉽습니다. 성경은 반복해서 말의 위험성과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입술을 지키는 자는 생명을 보전하거니와 입을 크게 벌리는 자에게는 멸망이 오느니라”(잠언 13:3)라는 말씀처럼, 입술을 지키는 것은 단지 예의의 문제가 아니라 생명의 문제입니다. 그리고 “형제를 비방하는 자는 율법을 비방하고 율법을 판단하는 자니라”(야고보서 4:11)는 경고는, 비난이 곧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는 행동임을 일깨워 줍니다. 비난을 방지하는 구체적인 방법 중 하나는 ‘생각을 거쳐 말하기’입니다. 즉흥적으로 튀어나오는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기보다, 그것이 상대를 향한 축복인지 아닌지를 먼저 분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난은 대부분 ‘나의 틀’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그 기준 자체가 틀렸을 수 있다는 열린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또한, 비난은 듣는 이뿐만 아니라 말하는 이의 영혼도 해칩니다. 내가 한 말이 나를 다시 평가하게 만들고, 나의 믿음과 성품의 깊이를 드러내게 됩니다. 그러므로 비난을 멈추는 것은 단지 다른 사람을 위한 일이 아니라, 나의 신앙을 보호하는 성숙한 태도이기도 합니다.
2. 영적성장에 있어서 언어는 내면의 믿음을 드러내는 도구
신앙의 성장은 겉으로 드러나는 어떤 ‘행위’보다도 내면의 상태, 즉 마음과 생각, 그리고 그것이 표현되는 ‘말’에서 더 진하게 나타납니다. 내가 매일 무슨 말을 하는지를 살펴보면, 나의 신앙 수준과 마음의 방향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언어는 나의 믿음을 외부로 전달하는 도구이며, 말 속에는 내가 바라보는 세상, 사람, 하나님이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영적으로 성숙한 사람은 말에서도 은혜가 흐릅니다. 무례하거나 급한 말이 아니라, 상대를 배려하고 하나님의 관점을 반영하는 말이 주를 이룹니다. 골로새서 4장 6절은 “너희 말을 항상 은혜 가운데서 소금으로 맛을 냄과 같이 하라”고 권면합니다. 은혜의 언어는 습관이 아닌 ‘영적 훈련’을 통해 길러집니다. 또한 말은 믿음의 고백과 직결됩니다. 히브리서 11장에 나오는 믿음의 선진들은 믿음으로 말하고 행동했습니다. “주께서 나를 도우시니 내가 두려워하지 아니하리라”(히브리서 13:6)는 선언도 결국은 언어를 통한 믿음의 표현입니다. 우리가 낙심할 때, 스스로를 위로하고 일으켜 세우는 말은 단순한 긍정의 힘이 아니라 영적인 선포입니다. 말을 통해 믿음을 세우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하나님의 말씀을 인용하는 습관’을 갖는 것입니다. 상황이 어려울 때 “하나님은 나의 피난처”라고 말하고, 갈등 상황에서 “화평케 하는 자가 하나님의 자녀라 일컬음을 받을 것이라”고 스스로 되뇌는 말은 나를 변화시키고, 듣는 사람에게도 믿음의 영향을 줍니다. 영적으로 성장한 사람은 말을 무기 삼지 않고, 축복과 회복의 도구로 사용합니다. 이것이 진정한 신앙의 성숙이며,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언어생활입니다.
3. 변화는 언어습관의 변화가 삶의 변화를 이끈다
신앙의 본질은 변화입니다. 그 변화는 마음에서 시작되어 행동으로 나타나고, 언어습관에서도 드러납니다. 우리가 말하는 방식이 바뀌면, 삶의 패턴도 자연스럽게 바뀌고, 관계의 질도 달라지며, 공동체 안에서도 더 건강한 영향력을 끼치게 됩니다. 특히 신앙인의 언어는 단순한 커뮤니케이션을 넘어 ‘영적 영향력’의 핵심이 됩니다. 말이 변하면 생각도 달라지고, 생각이 달라지면 결국 삶의 방향이 바뀝니다. 이것이 바로 로마서 12장 2절에서 말한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으라”는 명령의 실제적 적용입니다. 말은 생각의 열매이며, 그 열매가 익숙해질수록 삶 전체가 변화됩니다. 변화된 언어습관은 비난보다는 축복, 의심보다는 믿음, 불안보다는 평안을 말합니다. 부정적인 말이 익숙했던 사람이 점점 긍정과 은혜의 말을 하게 되면, 스스로도 놀랄 만큼 내면의 안정감과 기쁨을 느끼게 됩니다. 이는 단지 심리적 효과가 아니라 성령께서 우리 언어를 사용하시는 은혜의 역사입니다. 변화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법으로는 매일 자신의 말을 기록해보는 ‘언어일기’를 들 수 있습니다. 하루 동안 내가 한 말 중 누군가를 살린 말, 혹은 상처 준 말을 기록하고 기도하는 습관을 들이면, 점차 성령께서 언어를 훈련시키시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또한 말씀 묵상 중 만나는 구절을 하루 동안 말로 되뇌는 훈련도 효과적입니다. “사람이 무슨 말을 하든지 심판 날에 이에 대하여 심문을 받으리니”(마태복음 12:36)라는 경고는 우리에게 언어의 무게감을 다시금 깨닫게 해 줍니다. 결국 언어습관이 바뀌면, 내가 하나님 앞에서 바로 서고 있는지를 가장 실질적으로 점검할 수 있습니다. 말은 가면을 쓰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말은 나의 영적 상태를 정직하게 반영하며, 동시에 그것을 성장시키는 도구로도 쓰일 수 있습니다.
신앙의 성숙은 크고 위대한 일을 해야만 드러나는 것이 아닙니다. 하루하루 내가 내뱉는 말 속에, 하나님의 성품이 묻어나야 합니다. 비난을 멈추고 은혜의 언어로 말하는 삶, 믿음으로 선언하는 말, 축복과 회복을 위한 말이 바로 신앙의 성숙을 보여주는 가장 분명한 열매입니다. 지금 당신의 말에는 어떤 향기가 담겨 있나요? 오늘부터라도 말의 습관을 점검하고, 언어 속에 하나님을 담는 훈련을 시작해 보세요. 그 작은 변화가 당신의 삶 전체를 바꾸는 놀라운 은혜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