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보기도는 기독교 영성의 핵심 중 하나로, 타인의 필요와 하나님의 뜻 사이에서 다리를 놓는 영적 행위입니다. 특히 중보기도자는 단순히 기도만 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금식과 회개, 삶의 전반적인 헌신을 통해 하나님의 마음에 더욱 가까이 나아가야 합니다. 리즈 하월즈(Rees Howells)는 20세기 중반 웨일스에서 활동한 중보기도자이자 부흥운동의 핵심 인물로, 기도를 통해 지역사회를 변화시키고 하나님의 뜻을 현실에 적용하고자 한 대표적 인물입니다. 그의 삶과 사역은 수많은 사람들의 영적 인식에 큰 영향을 주었고, 오늘날에도 그를 롤모델로 삼는 기도자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하월즈의 모든 기도가 즉각적이고 눈에 띄는 응답으로 이어졌던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그의 기도가 닿지 못한 지역이나, 오랜 기간 기도했음에도 변화되지 않았던 마을들도 존재합니다. 본 글은 바로 그 ‘실패한 중보기도’ 사례들을 통해 중보기도의 본질, 적용 한계, 그리고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신앙적 교훈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자 합니다.
1. 리즈 하월즈의 중보기도 사역과 그 핵심
리즈 하월즈의 중보기도는 단순한 중재가 아닌 ‘삶의 완전한 헌신’이었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뜻을 자신의 뜻보다 우선시하며, 하나님의 마음에 깊이 동참하는 삶을 추구했습니다. 그의 사역 초기는 웨일스의 가난한 자들과 병든 자들을 위한 기도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는 그들을 위한 단순한 도움을 넘어서, 그들의 삶이 변화되고 하나님의 사랑을 체험하길 기도했습니다. 이후 그는 ‘중보기도자’로서 하나님의 감동을 받고 기도하는 일에 헌신했고, 특히 제2차 세계대전 동안 유럽과 아프리카의 운명을 놓고 기도하는 등, 시대의 흐름을 바꾸는 기도자로도 활약했습니다. 예를 들어 그는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시기와 방향에 대해서도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기도했고, 실제로 전세가 그의 기도와 일치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는 간증도 있습니다. 그러나 리즈 하월즈는 단지 기도의 성과에 연연하지 않았습니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뜻과 ‘완전한 일치’였으며, 기도가 눈에 보이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그는 끝까지 기도자리를 지켰습니다. 그가 강조했던 점은 기도의 성패보다 하나님의 뜻 안에 거하는 태도였고, 바로 이 점이 오늘날 기도자들에게 큰 교훈이 됩니다.
2. 기도가 응답되지 않았던 지역의 공통적 특징
리즈 하월즈가 오랜 시간 동안 중보기도를 드렸지만, 끝내 부흥이 일어나지 않았던 지역들을 분석해 보면 몇 가지 중요한 공통점이 드러납니다. 첫 번째는 **지역 주민들의 강한 불신과 영적 완고함**입니다. 하월즈는 어떤 마을을 위해 수년 동안 기도했지만, 그 마을은 전통적인 이단적 종교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었고, 외부 복음 사역자를 적대시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심지어 마을 리더들이 교회 개척을 방해하거나, 기독교 서적의 유통조차 금지했던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는 아무리 강력한 중보기도라 해도, 공동체 차원의 협력 없이는 변화가 어렵습니다. 두 번째 공통점은 **지역 내 신자들의 분열과 무관심**입니다. 중보기도는 단독자의 기도로도 위력을 발휘할 수 있지만, 그 지역 내에 적어도 소수의 믿음의 공동체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하월즈가 기도했던 일부 지역은 교회 간의 분열, 사역자 간의 갈등, 그리고 공동체적 회개의 부재로 인해 하나님의 역사하심이 제한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기도의 시기와 하나님의 시간표 불일치**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하월즈가 아무리 열심히 기도했어도, 그 시점이 하나님의 정하신 때가 아니었다면 응답은 유보되었을 수 있습니다. 이는 기도가 실패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더 큰 계획과 시간표 안에서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공통점은 중보기도자의 기도방식이나 신앙의 깊이보다, 지역사회와 환경 요인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합니다.
3. 중보기도 실패에서 배우는 영적 교훈
중보기도가 응답되지 않았던 사례들은 오히려 우리에게 중보기도의 본질을 더욱 명확하게 가르쳐 줍니다. 리즈 하월즈는 단 한 명의 회심도 없었던 마을에서 수년간 기도하다가 떠났지만, 그를 아는 이들은 그의 기도가 실패였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 기도는 단지 회심이나 교회 성장이라는 외형적 결과를 위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의 기도는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도구로서, 과정 자체에 의미가 있는 행위**였습니다. 실패한 기도 사례를 통해 우리는 중보기도가 단지 소망의 성취나 문제 해결만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하나님의 성품과 계획에 참여하는 영적 여정**임을 배웁니다. 또한 이러한 실패는 기도자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고 성장시키는 도구가 됩니다. 기도 응답이 없을 때 우리는 ‘내가 잘못 기도한 것이 아닐까?’ ‘하나님이 듣지 않으신 건 아닐까?’라고 의심할 수 있지만, 하월즈는 그런 때일수록 더욱 하나님의 뜻을 묻고, 자신의 태도를 정비하며, 인내 속에 순종하는 기도의 자세를 유지했습니다. 또한 그는 실패를 통해 **공동체와의 연합, 회개, 용서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때로는 하나님께서 그 기도를 보류하심으로써 다른 기도자들이 일어나도록 하신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결국 실패한 기도조차도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반드시 의미 있는 결과를 낳으며, 그것은 우리의 신앙을 깊이 있게 만들어 줍니다. 이와 같은 통찰은 오늘날 기도에 지친 성도들에게 깊은 위로와 회복의 메시지가 될 수 있습니다.
중보기도는 결과로 평가되어서는 안 됩니다. 리즈 하월즈의 사례는 분명합니다. 응답받지 못한 기도에도 가치가 있으며, 하나님의 뜻은 우리의 이해를 초월한 방식으로 역사하십니다. 그는 기도의 성공이나 실패에 연연하지 않고, 그저 매 순간 하나님 앞에 엎드리는 태도를 유지했습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기도의 자세도 바로 이와 같은 헌신과 순종입니다. 기도의 응답 여부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분과 얼마나 가까이 동행하고 있는가입니다. 실패처럼 보이는 그 순간에도 하나님은 여전히 일하고 계시며, 우리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면 그것이 바로 믿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