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즈 하월즈(Rees Howells)는 20세기 초 웨일즈에서 중보기도 운동을 이끌며 전 세계 수많은 기도사역자들에게 깊은 영향을 끼친 인물입니다. 그의 삶을 통해 우리는 중보기도란 단순한 중재나 기도문 낭독을 넘어서는 ‘영적 전쟁의 최전선’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나 이 위대한 사역의 근간은 그의 어린 시절에 시작된 깊이 있는 기도 훈련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본 글에서는 리즈 하월즈의 어린 시절 속 기도훈련 방법과 그것이 어떻게 그의 사역 전반을 지탱하게 되었는지를 세부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기도는 습관이 아닌 생명이며 신앙적 환경과 기도의 시작
리즈 하월즈는 1879년, 영국 웨일즈의 가난한 광산촌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가족은 경제적으로는 어려웠지만, 신앙적으로 매우 충실한 가정이었습니다. 부모는 매일 아침과 저녁 식사 전후로 온 가족이 모여 기도하고 성경을 읽는 시간을 가졌으며, 이는 어린 리즈에게 있어 ‘기도는 삶의 일부’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했습니다. 이른바 기도의 리듬 속에서 하루를 시작하고 마감하는 패턴은 이후 평생 그가 유지한 영적 루틴의 기초가 됩니다. 어린 시절 그는 일찍부터 기도에 대한 감수성과 민감함을 보였습니다. 형제들보다 유독 침묵의 시간을 즐기며 기도에 몰입하였고, 주일마다 예배를 마친 후 산책길이나 광산 주변 언덕에서 따로 혼자 기도하던 모습을 여러 동네 주민들이 기억하고 있을 정도였습니다. 단순히 배우고 강요당한 기도가 아니라, 하나님과 직접 교류하려는 본능적인 신앙의 태도가 이 시기에 이미 형성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의 부모는 특히 ‘기도는 응답받는 것이다’라는 믿음을 자녀들에게 강조했으며, 문제 상황이 생기면 해결보다 먼저 기도를 택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는 리즈 하월즈로 하여금 기도를 문제해결의 마지막 수단이 아닌 ‘첫 번째 선택지’로 인식하게 했습니다. 기도는 곧 신뢰였고, 하나님과 연결되는 유일한 방법이었습니다.
2.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어린 훈련자: 침묵, 분별, 순종
어린 리즈 하월즈가 다른 또래들과 가장 달랐던 점은 ‘기도에서 멈추지 않고 듣는 법’을 배웠다는 것입니다. 그는 기도 후 침묵의 시간을 길게 가졌고, 그 침묵 속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자 집중했습니다. 하루는 어머니가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방에 들어가 두 시간을 무릎 꿇고 침묵 중에 하나님의 마음을 묵상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는 말보다 묵상, 청취보다 분별을 중요시하며, 기도 중 느껴지는 내면의 감동들을 ‘하나님의 인도’로 받아들이고자 했습니다. 이러한 영적 훈련은 당시로서는 흔치 않았던 방식이며, 어린아이가 스스로 선택해 훈련했다는 점에서 더욱 놀랍습니다. 리즈는 기도할 때 항상 종이와 펜을 옆에 두고 있었으며, 마음속에서 떠오르는 말씀이나 감동을 기록하는 습관을 가졌습니다. 이는 훗날 그의 사역에서 강력한 하나님의 인도와 확신 있는 행동으로 이어졌고, 중보기도의 방향성을 잡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그는 응답이 없을 때에는 조급해하지 않고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는 인내도 훈련했습니다. 기다리는 시간이 곧 하나님의 계획 안에 있음을 믿었고, 그 기간 동안 더 깊은 묵상과 금식, 말씀 연구로 기도의 깊이를 더했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오늘날 많은 기도자들이 간과하기 쉬운 '기도 이후의 시간'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며, 기도란 단순한 요청이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에 맞춰가는 조율이라는 진리를 일깨워 줍니다.
3. 삶과 연결된 실천적 기도: 금식, 중보, 훈련된 습관
10대 후반 무렵, 리즈 하월즈는 본격적인 금식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그에게 금식은 단지 육체를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영을 하나님의 뜻에 맞추는 수단이었습니다. 그는 금식 중 느껴지는 갈급함을 통해 하나님을 더 가까이 느꼈으며, 오히려 육체의 불편함이 기도에 몰입하는 도구로 사용되었습니다. 초기 금식은 단 하루였지만, 점점 3일, 7일로 늘려가며 그는 강한 집중력과 분별력을 얻게 됩니다. 그는 이 시기부터 ‘중보기도’에 대한 강한 부르심을 경험하기 시작했습니다. 친구나 마을 사람들 중 누군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말을 들으면, 그는 기도처를 찾아가 바로 중보에 들어갔습니다. 단순한 기도문이 아닌, 눈물로 타인의 고통을 함께 짊어지고자 했던 그의 기도는, 철저한 공감에서 시작된 것이었습니다. 그의 중보기도에는 '내가 아니면 누가 하겠는가'라는 사명의식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또한 그는 매일 정해진 시간에 반드시 기도 시간을 확보했습니다. 오전 5시, 정오, 저녁 등 하루 세 번 기도하는 습관은 단순한 루틴이 아니라, 하나님과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교제하는 생활 방식이었습니다. 이처럼 리즈 하월즈는 어린 시절부터 기도를 ‘행위’가 아닌 ‘삶’으로 살았습니다. 그리고 그 삶의 누적이 훗날 세계적인 기도운동을 일으킬 수 있는 바탕이 되었던 것입니다.
기도는 하루아침에 강해지지 않습니다. 리즈 하월즈는 그 누구보다 일찍, 그리고 철저히 기도를 훈련하며 성장한 인물입니다. 그의 어린 시절은 단순히 ‘신앙심이 깊은 아이’로 요약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는 하나님과의 깊은 교제를 추구한 ‘어린 영적 훈련자’였습니다. 그의 기도 습관, 금식, 침묵, 중보는 오늘날 기도사역자들에게 여전히 강력한 본보기가 됩니다. 기도사역에 부름받은 이들이라면, 리즈 하월즈처럼 어린 시절부터, 혹은 지금 이 순간부터라도 기도에 생명을 걸어야 합니다. 하루에 정해진 시간을 드리는 것에서 출발하여, 하나님의 마음을 듣고 순종하는 훈련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기도에 삶을 드릴 때, 어느 순간 하나님은 그 사람을 시대를 바꾸는 중보기도자로 세우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