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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계시록 11장은 상징과 예언, 고난과 승리가 교차하는 매우 상징적인 장입니다. 성전의 측량, 두 증인의 등장과 죽음, 마지막으로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는 장면은 종말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요한계시록 11장의 구조와 내용을 성경 본문 중심으로 정밀하게 해석하며, 성전의 의미, 두 증인의 정체, 그리고 종말 예언과의 연결성을 신학적·역사적 시각에서 깊이 있게 다루어보겠습니다.
1. 성전 측량의 의미는 무엇인가?
요한계시록 11장은 다음과 같은 말씀으로 시작합니다. “또 지팡이 같은 갈대를 주며 말하기를 ‘일어나서 하나님의 성전과 제단과 그 안에서 경배하는 자들을 측량하되, 성전 바깥 마당은 측량하지 말고 그냥 두라. 이는 그것이 이방인들에게 주어졌음이니 그들이 거룩한 성을 마흔두 달 동안 짓밟으리라.’” (계 11:1-2) 여기서 ‘성전 측량’은 단순한 공간적 계산이 아니라, 하나님의 보호와 구별의 상징으로 해석됩니다. 즉, 하나님께서 구원하실 백성과 그렇지 않은 이들을 구분하신다는 의미입니다. ‘성전’은 하나님의 임재가 머무는 거룩한 장소로서, 구약에서는 예루살렘 성전이 그 역할을 했지만, 신약에서는 교회, 즉 하나님의 백성이 곧 성전으로 여겨집니다(고전 3:16). 이 본문에서 성전은 ‘내면의 교회’를 의미하며, 측량은 하나님의 관심과 보호가 미치는 범위를 상징합니다. 반면, 바깥 마당은 이방인에게 내어주어졌다고 말하는데, 이는 하나님을 거부하는 세상의 통치를 허용하신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종말 시기 동안 교회가 외적 핍박을 받을 수 있지만, 내적 믿음과 영혼은 하나님께서 보호하신다는 위로의 메시지를 내포합니다. 성전이 상징하는 바를 물리적 건물로 볼 것인지, 상징적 개념으로 이해할 것인지에 따라 해석은 달라집니다. 일부는 실제 제3성전의 재건을 예견한 예언으로 보며, 일부는 영적인 교회 공동체의 상징으로 봅니다. 그러나 요한계시록의 문학적 구조와 상징성에 비춰볼 때, 후자가 더 설득력 있는 해석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이처럼 요한계시록 11장에서의 성전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을 의미하며, 하나님의 보호와 구원의 대상임을 강조합니다.
2. 두 증인의 정체는 누구인가?
계시록 11장 3절부터는 이 장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두 증인’이 등장합니다. “내가 나의 두 증인에게 권세를 주리니 그들이 굵은 베옷을 입고 1,260일 동안 예언하리라.” 이 두 증인은 하나님의 특별한 사명을 받아 종말의 시대에 복음을 전하는 자들입니다. 이 두 증인의 정체에 대해서는 고대부터 다양한 해석이 존재해 왔습니다. 첫 번째 해석은 이들을 실존 인물로 보는 시각입니다. 이 견해는 두 증인을 모세와 엘리야로 해석하며, 그 이유는 계시록 11장 6절에 나타나는 능력과 그들의 사역이 모세와 엘리야의 사역과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권세를 가지고 하늘을 닫아 그 예언하는 날 동안 비 오지 못하게 하며, 또 권세를 가지고 물을 피로 변하게 하며, 원하는 대로 여러 가지 재앙으로 땅을 치리로다.” 이는 엘리야가 비를 멈추게 한 사건(열왕기상 17장)과 모세가 이집트에서 물을 피로 만든 사건(출애굽기 7장)과 연결됩니다. 또 다른 해석은 두 증인을 하나님의 교회 또는 신실한 성도들의 집합적 상징으로 보는 관점입니다. 즉, 종말 시대의 하나님의 백성이 복음을 전하고 고난받으며, 끝내 부활하고 승천하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이 해석은 계시록 전체가 상징적 언어로 구성된 문학이라는 점에서 일관성을 가집니다. 두 증인은 복음의 진리와 하나님의 심판 메시지를 전하는 도구로서, 세상의 권세와 정면으로 대치하게 됩니다. 이들은 사역을 마친 후 “무저갱에서 올라오는 짐승”에게 죽임을 당하며, “그들의 시체가 큰 성길 곧 소돔이라도 하고 애굽이라도 하는 곳에 누워 있으리라”고 말합니다. 이는 복음을 거부하고 대적하는 세상의 본질을 드러내며, 그 죽음은 하나님의 백성이 세상에서 받을 핍박을 상징합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삼일 반 후에 하나님께로부터 생기가 그들 속에 들어가매 그들이 일어나 서매, 그들을 보는 자들이 크게 두려워하더라.” 부활과 승천은 결국 하나님의 계획이 승리로 마무리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두 증인은 단순히 종말에 등장하는 인물이 아닌, 교회와 성도의 정체성을 드러내며, 이 땅에서 복음을 전하는 자로서 겪는 고난과 최후의 승리를 상징합니다. 이들의 존재는 곧 하나님의 사명과 구속사의 핵심 역할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 할 수 있습니다.
3. 종말 예언과 요한계시록 11장의 연결
요한계시록 11장은 종말에 대한 명확한 예언적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두 증인이 1,260일 동안 예언하는 기간은 42개월, 즉 3년 반에 해당되며, 이는 다니엘서와도 긴밀히 연결됩니다. 다니엘서 7장과 12장에서도 ‘한 때, 두 때, 반 때’라는 표현이 나오며, 이는 종말의 환난 시기를 상징적으로 나타냅니다. 요한계시록 11장에서 주목할 또 하나의 장면은 “일곱째 천사가 나팔을 불며” 하나님의 나라가 임한다는 선언입니다. “세상 나라가 우리 주와 그의 그리스도의 나라가 되어 그가 세세토록 왕 노릇하시리로다.” 이 선언은 요한계시록 전체의 핵심 주제 중 하나인 ‘하나님의 주권과 최후의 승리’를 강하게 드러냅니다. 또한, 13절에서 일어나는 큰 지진과 성의 붕괴, 7천 명의 사망은 단순한 자연 재해가 아니라, 하나님의 심판이 현실로 임한다는 경고입니다. 이 모든 사건은 종말에 대한 예언을 단순한 두려움으로 끝내지 않고, 하나님의 의로운 통치가 세워질 것이라는 희망으로 연결됩니다. 종말 예언의 핵심은 공포가 아니라, 회개와 준비입니다. 요한계시록 11장은 두 증인의 고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을 통해 하나님의 백성이 어떤 자세로 종말을 맞이해야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그것은 바로, 말씀을 지키며 끝까지 인내하는 자세입니다. 현대 신학자들 역시 요한계시록 11장의 해석에 있어 '상징적 종말론'을 강조합니다. 문자적 해석보다 중요한 것은 이 장이 말하고자 하는 영적 메시지와 시대적 교훈입니다. 고난 가운데서도 하나님의 백성은 보호받고, 결국은 승리하게 된다는 이 놀라운 구속사의 흐름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입니다.
요한계시록 11장은 단순한 미래의 예언서가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신자에게 믿음의 기준을 제시하는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성전은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구별된 백성을 의미하고, 두 증인은 고난 속에서도 진리를 전하는 사명자의 모습을 보여주며, 종말 예언은 하나님 나라의 도래와 그분의 최종적 승리를 선포합니다. 이 말씀을 통해 우리의 신앙을 점검하고, 마지막 날을 소망하며 깨어 준비하는 삶을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