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생들은 단순히 학문적 지식을 쌓는 것을 넘어서, 신앙의 본질을 깊이 체득해야 합니다. 그 본질의 핵심은 다름 아닌 '십자가'에 있습니다. 십자가는 단순히 과거의 역사적 사건이나 하나의 신학적 주제가 아니라, 신앙생활 전체를 지배하는 중심 원리입니다. 신학생은 신학을 공부하면서 이 사실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됩니다. 본문에서는 신학생들이 왜 십자가 중심성을 깊이 이해하고 삶에 적용해야 하는지를 세 가지 큰 흐름으로 정리해 살펴봅니다.
1. 십자가는 신학의 출발점이자 완성
신학은 인간이 하나님을 연구하는 학문이 아닙니다. 오히려 하나님께서 자신을 계시하신 내용을 겸손히 배우고 체계화하는 과정입니다. 이 하나님의 자기 계시의 중심이 바로 십자가입니다. 십자가는 하나님의 사랑과 공의, 진리와 자비가 완벽하게 만나는 지점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없이는 기독교 신앙은 존재할 수 없으며, 신학 역시 존재할 이유가 없습니다. 신학을 배우는 신학생은 교리 체계나 역사적 사건, 조직신학, 변증학, 선교학 등 다양한 과목을 접하게 되지만, 이 모든 학문의 중심축이 십자가여야 합니다. 죄와 구원의 문제를 다루는 구속론, 성령을 통한 삶의 변화와 성장을 다루는 성령론, 교회의 본질과 사명을 다루는 교회론, 그리고 종말론까지 모든 신학적 논의는 십자가를 토대 위에 세워져야 합니다. 십자가를 단순히 구원의 입구 정도로만 이해한다면, 신학은 생명력을 잃고 논쟁과 이론에 머물게 됩니다. 그러나 십자가를 신학의 중심으로 삼을 때, 모든 교리가 살아 숨 쉬고, 신학은 영혼을 변화시키는 능력 있는 진리가 됩니다. 따라서 신학생들은 십자가를 신학적 연구의 출발점이자 완성으로 삼아야 하며, 늘 "이 가르침이 십자가 복음과 어떤 관련이 있는가?"를 스스로 질문해야 합니다.
2. 십자가는 신앙 체험의 실제적 기반
신학을 공부하는 동안, 신학생들은 이론적 지식에 치중하기 쉬운 유혹을 받습니다. 그러나 신학은 머리로만 하는 학문이 아니라, 심장과 삶으로 살아내야 할 진리입니다. 십자가는 단순히 교리나 논문의 주제가 아니라, 신앙의 실제적 체험의 핵심입니다. 예수님은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라"(마태복음 16:24)고 명확히 말씀하셨습니다. 신학생들은 이 부르심을 특별히 깊이 받아들여야 합니다. 학문적 성취나 목회적 성공을 목표로 삼기 전에, 먼저 자신의 자아를 십자가에 못 박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신학교 생활은 때로 경쟁과 비교, 성취욕이라는 시험을 동반합니다. 하지만 진정한 신학생은 자신을 낮추고, 매일 자기 십자가를 지며, 하나님의 뜻 앞에 철저히 복종하는 삶을 지향해야 합니다. 십자가는 신학생의 자아를 깨뜨리고, 세상의 가치관을 부수며,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아가게 합니다. 이러한 십자가 체험이 없는 신학은 결국 이론에 그칠 뿐이며, 실제 사역 현장에서 영혼을 살릴 힘을 가질 수 없습니다. 자신의 연약함과 실패를 십자가 앞에 정직하게 드러내고, 날마다 새롭게 부활 생명을 경험하는 신학생만이 미래에 참된 목회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십자가는 신학생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날마다 경험해야 할 살아 있는 진리입니다.
3. 십자가 중심 신앙이 목회 사역의 토대
신학생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많은 경우 목회 사역자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목회는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을 돌보고 양육하는 거룩한 소명입니다. 이 소명의 중심에도 언제나 십자가가 있어야 합니다. 오늘날 교회는 세속적 성공주의나 프로그램 중심 사역에 치우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합니다. 외형적인 성장, 인원 수 증가, 재정 확대 등이 교회의 성공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십자가 중심의 목회는 외형적 성공이 아니라,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의 자아가 깨어지고, 그리스도의 생명으로 새롭게 살아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십자가 없는 설교는 인간의 욕구를 자극할 뿐이고, 십자가 없는 사역은 인간적 열심으로만 끝나며, 십자가 없는 교회는 결국 세상의 조직과 다를 바 없습니다. 신학생들은 신학교 시절부터 설교를 준비할 때, 목회 전략을 세울 때, 항상 "이것이 십자가 복음에 충실한가?"를 스스로 점검해야 합니다. 또한 성도들에게 요구하는 신앙생활의 기준 역시 십자가에 근거해야 합니다. 인간적 노력이나 외적 성취를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자아를 부인하고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삶을 촉구해야 합니다. 십자가를 중심으로 삼을 때, 목회자는 눈에 보이는 성과가 아니라 하나님의 기쁨을 목표로 삼게 됩니다. 십자가 중심 목회는 쉽지 않습니다. 때로는 사람들의 오해와 거절을 감수해야 합니다. 그러나 십자가를 붙든 목회자는 결코 흔들리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능력과 생명이 그의 사역을 통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신학생들은 지금 이 순간부터 자신의 사역의 중심에 십자가를 확고히 세워야 하며, 그 위에 삶과 목회를 세워나가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신학생이란 십자가를 배우고, 십자가를 체험하며, 십자가를 전하는 사람으로 준비되는 시기입니다. 십자가는 신학의 핵심이며, 신앙 체험의 본질이며, 목회 사역의 토대입니다. 십자가 없이는 참된 신학도 없고, 참된 신앙도 없으며, 참된 목회도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 모든 학문적 열정과 사역적 비전을 십자가 앞에 무릎 꿇고 다시 점검해야 합니다. 십자가를 중심에 둘 때, 우리는 비로소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신학생, 신학자, 목회자로 온전히 준비될 수 있습니다. 십자가야말로 신학생이 평생 붙들어야 할 유일한 자랑이며, 가장 확실한 소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