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생활에서 순종은 단순한 덕목이 아닌, 믿음의 실천이자 성령 충만의 관문입니다. 반면, 불순종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거절하는 행위로, 삶의 방향을 왜곡시키고 영적 침체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보혜사이신 성령과의 관계 안에서 순종과 불순종이 각기 어떤 열매를 맺는지를 성경적 근거와 실제적인 적용을 바탕으로 비교합니다. 믿음의 본질과 성령의 역사, 그리고 삶 속에서 드러나는 열매의 차이를 통해, 진정한 신앙의 길을 모색해봅니다.
1. 보혜사와의 동행, 순종의 길
성경은 순종을 믿음의 표현으로 강조합니다.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나의 계명을 지키리라"(요한복음 14:15)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사랑과 순종의 밀접한 관계를 보여줍니다. 순종은 단순한 율법적 행위가 아니라,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관계에서 비롯된 믿음의 반응입니다. 성령, 즉 보혜사는 이 순종의 삶을 가능하게 하시는 분입니다.
보혜사는 단순한 감정이나 힘이 아닙니다. 보혜사(헬라어 파라클레토스)는 ‘곁에서 도우시는 분’, ‘중보자’, ‘위로자’를 의미하며, 예수님께서 승천하시며 믿는 자에게 보내신 진리의 영입니다. 성령은 우리의 연약함을 도우시고(로마서 8:26), 진리를 깨닫게 하시며(요한복음 16:13), 말씀을 기억나게 하시고(요한복음 14:26), 순종의 길로 인도하십니다.
순종은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삶입니다. 그것은 즉각적인 행동을 포함하며, 상황에 관계없이 하나님의 말씀에 ‘예’라고 반응하는 것입니다. 성령과의 친밀한 관계가 깊어질수록 순종은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며, 이는 곧 삶 속의 열매로 이어집니다. 갈라디아서 5장 22-23절에 나타난 성령의 열매, 곧 사랑, 희락, 화평, 오래 참음, 자비, 양선, 충성, 온유, 절제는 모두 순종하는 삶을 통해 드러납니다.
특히 사역자나 리더에게 있어 순종은 개인의 신앙을 넘어서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이 큽니다. 말씀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성령의 음성에 즉각적으로 순종할 때, 교회와 공동체는 생명력과 질서를 얻게 됩니다. 순종은 혼자의 결단이지만, 공동체 안에서 그 영향력은 확산되어 하나님의 나라가 확장되는 기초가 됩니다.
2. 불순종이 가져오는 영적 침체와 결과
불순종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대한 고의적인 거절입니다. 성경은 수많은 불순종의 사례를 통해 그 결과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경고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사울 왕입니다. 사무엘상 15장에서 사울은 하나님께서 명하신 아말렉 진멸 명령을 부분적으로 순종하며 자신의 논리를 앞세웠습니다. 그 결과 하나님께서는 “이는 그가 내 말을 버렸음이라”(삼상 15:23)며 왕위에서 그를 폐하십니다.
불순종은 하나님의 말씀을 내 기준과 상황에 따라 재해석하려는 태도에서 비롯됩니다. 그것은 겉으로는 믿음을 가진 것 같지만 실제로는 하나님의 주권을 부정하는 행위입니다. 보혜사께서는 끊임없이 말씀과 기도를 통해 우리를 순종의 자리로 이끄시지만, 우리가 그 음성을 무시하거나 거부할 때, 결국 마음이 굳어지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에서 멀어지게 됩니다.
영적으로 보면 불순종은 하나님의 뜻에서 벗어나는 것이기에, 반드시 공허함과 갈등, 두려움을 수반합니다. 처음에는 편안하고 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영적 침체와 정체, 심지어 사명의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말씀을 듣고도 실행하지 않는 자는 자신을 속이는 자라고 야고보서 1장 22절은 말합니다.
불순종은 또 다른 불순종을 낳습니다. 순종은 믿음을 강화하지만, 불순종은 하나님과의 거리감을 넓히고, 결국에는 회개조차 어려워지는 상태로 가게 합니다. 성령은 우리의 죄를 책망하시고 회개를 촉구하시지만, 반복적인 불순종은 그 음성을 점점 듣지 못하게 만듭니다. 이른바 ‘영적 무감각’ 상태가 오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신앙에서 가장 무서운 결과 중 하나입니다.
3. 삶에 드러나는 열매의 차이
신앙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열매를 통해 평가받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좋은 나무는 좋은 열매를 맺고, 나쁜 나무는 나쁜 열매를 맺는다”(마태복음 7:17)고 하셨습니다. 순종과 불순종의 차이는 결국 삶에 드러나는 열매에서 판가름 납니다. 순종의 삶은 성령의 열매를 통해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며, 공동체를 살리는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반면 불순종은 갈등, 정죄, 분열, 열매 없음이라는 결과를 낳습니다.
성령의 열매는 인격적이며 관계 중심적입니다.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가 삶의 태도로 나타날 때, 그것이 곧 열매입니다. 순종하는 자는 성령과 친밀하며, 그의 말과 행동, 심지어 생각과 태도에서도 성령의 흔적이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어려운 사람을 용서하거나 사랑할 수 있는 힘은 성령의 인도 없이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순종은 이러한 삶의 변화로 연결되고, 그것이 곧 복음의 증거가 됩니다.
불순종의 삶은 외적인 결과만으로는 판별이 어려울 수 있지만, 결국 영혼의 상태와 주변에 미치는 영향으로 드러납니다. 열정적이지만 성령과의 관계가 없는 사역은 사람을 지치게 하고, 하나님보다 사람의 평가를 의식하게 만듭니다. 외형적인 성과에 집중하지만, 마음에는 평안이 없고, 관계는 피곤해집니다.
반면, 순종하는 자는 비록 속도가 느릴지라도 하나님과 함께 걷는 삶을 살며, 그의 열매는 꾸준하고 선명합니다. 누군가를 살리는 한 마디, 기도로 무너지는 벽, 진심 어린 위로와 중보는 순종의 삶에서만 나올 수 있는 열매입니다. 이 열매들은 단지 일시적인 결과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이 그 사람의 삶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순종과 불순종은 신앙의 방향을 결정짓는 갈림길입니다. 보혜사이신 성령은 순종하는 자에게 충만히 역사하시고, 믿음의 삶을 인도하시며 풍성한 열매를 맺게 하십니다. 반면, 불순종은 관계 단절과 영적 침체를 낳으며, 결국 하나님의 뜻에서 멀어지게 합니다. 오늘, 나의 삶과 선택은 어느 쪽에 서 있는가를 돌아보며, 다시금 순종의 길로 결단하십시오. 순종은 어렵지만, 그 안에 진정한 자유와 능력이 있습니다. 성령께 순종함으로써 당신의 삶에도 하나님의 선하신 열매가 가득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