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적 갈등과 사역(한국 내 외국인 사역 (갈등, 수용,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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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적 갈등과 사역(한국 내 외국인 사역 (갈등, 수용, 충돌)

by 누마다 2025. 5. 8.

다문화 사회로 급변하고 있는 한국은 이제 더 이상 '단일민족 국가'로 정의되기 어렵습니다. 국내 거주 외국인 수가 급증하고, 결혼이주, 외국인 노동자, 유학생, 난민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공동체의 일부가 되면서, 교회 또한 외국인 사역이라는 새로운 사역 영역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한국 내 외국인 사역이 직면한 현실과 갈등 요인, 수용 과정의 과제, 그리고 사역자들이 겪는 문화적 충돌을 중심으로 심층적으로 다루어봅니다.

1. 갈등의 현실은 문화 충돌과 인식 차이

한국 사회에서 외국인 사역은 단순한 '선교'의 연장선이 아닌, 실제적인 '공존'의 과제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특히 교회 안에서 외국인을 위한 사역은 한편으로는 축복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갈등과 긴장의 출발점이 되기도 합니다. 외국인과 한국인 성도 간의 문화적 차이, 언어의 장벽, 예배 스타일의 다름, 신앙 표현 방식의 차이 등은 처음에는 사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깊은 오해로 확대될 수 있습니다.

가장 흔한 갈등은 예배와 공동체 운영 방식에서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한국 교회의 예배는 전통적으로 집단 중심적이고 질서 정연한 분위기를 중요시합니다. 반면, 필리핀, 아프리카, 남미 출신의 성도들은 보다 자유롭고 감성적인 예배에 익숙합니다. 이런 차이는 예배 참여자 간의 이질감을 유발하고, 한국 교회 리더들 사이에서는 외국인들의 행동이 무례하거나 규율을 해친다고 오해되기도 합니다.

또한 외국인 성도들은 종종 '손님' 혹은 '수혜자'로만 인식되어 공동체 내에서의 동등한 역할이나 리더십 기회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은 장기적으로 외국인들의 소외감을 심화시키고, 공동체에 뿌리내리지 못하게 만드는 원인이 됩니다. 외국인 성도들도 자신들의 문화가 존중받지 못하거나 변두리에 머무르는 경험을 하게 되면, 교회에 정착하기보다는 떠나게 되거나 스스로 공동체를 분리하게 되는 일이 벌어집니다.

이러한 갈등은 단지 신학적 이해 차이만이 아니라, ‘문화적 민감성’ 부족에서 비롯됩니다. 교회가 외국인을 ‘사역의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신앙 공동체의 동역자’로 수용하기 위한 전환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문화 간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이해와 지속적인 대화가 절실합니다.

2. 수용의 과정은 다문화 공동체로 가는 길

한국 교회가 외국인 성도들을 수용하려면 단순한 '포용'을 넘어서 ‘통합’을 지향하는 구조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외국인 예배를 따로 마련해주는 것만으로는 진정한 공동체 형성이 어렵습니다. 수용이란 ‘자리만 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수용의 첫 걸음은 ‘존중’에서 시작됩니다. 외국인 성도들이 가진 예배 방식, 언어적 표현, 신앙 배경, 심지어 복장의 차이까지도 한국인의 관점에서만 판단하지 않아야 합니다. 실제로 아프리카 성도들이 예배 중 큰 소리로 아멘을 외치거나 춤을 추는 행위는 그들에겐 영적 자유의 표현이지만, 한국 교회에서는 예의에 어긋난 행동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이런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양측 모두 피로감을 느끼게 됩니다.

다음 단계는 ‘참여 구조’입니다. 외국인 성도들이 단순한 예배 참여자에 머무르지 않고, 봉사와 리더십, 소그룹, 교회 운영 등 다양한 부문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언어 장벽이 있다고 해서 중요한 사역에서 배제하거나, 대표성을 주지 않는 구조는 결국 외국인을 주변화시키는 결과를 낳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다국어 예배 안내, 통역 봉사자 확대, 이중언어 목회자 양성 등 제도적 장치가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동 정체성'의 재정립입니다. 교회는 민족과 언어, 문화가 다르더라도 복음 안에서 하나된 공동체입니다. 이는 단순한 문화 통합을 넘어서, 서로의 차이를 축복으로 받아들이는 성숙한 공동체 문화를 만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정체성을 중심으로 사역이 이루어질 때, 외국인과 내국인이 함께 예배하고 함께 사역하는 진정한 다문화 교회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3. 충돌의 교훈은 실패에서 배우는 사역 지혜

외국인 사역을 해본 많은 사역자들은 “이 사역은 단순한 친절이나 봉사로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실제 외국인 사역 현장에는 수많은 충돌과 도전이 존재합니다. 한국인 사역자와 외국인 성도 간의 신뢰 형성부터, 문화적 오해, 갈등 조율, 그리고 실질적인 생활 지원까지 다양한 문제가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한 예로, 서울의 한 교회에서 다국적 예배를 시도했지만, 몇 달 후 외국인 성도들이 점차 이탈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유는 '예배의 주도권'이 늘 한국인 사역자와 성도에게 있었고, 외국인들은 늘 수동적인 참여자일 뿐이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영적 문화'가 존중되지 않고, '한국 방식'으로만 예배와 공동체가 운영되는 데에 실망을 느꼈습니다. 이 사건은 ‘문화적 대표성’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사례입니다.

또한 외국인 노동자 사역의 경우, 단순한 복음 전파를 넘어 의료, 노동, 주거, 교육 등 실제적인 삶의 문제까지 다뤄야 하는 사역이 많습니다. 이 과정에서 사역자들은 행정적 한계, 법적 문제, 심지어 교회 내 반발에 직면하기도 합니다. “왜 교회가 외국인만 돕냐”는 인식도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충돌과 도전은 결국 ‘교회의 정체성’을 다시 묻게 만드는 계기가 됩니다. 복음은 경계를 넘는 능력이 있습니다. 문화와 언어, 국적과 계층을 넘어 서로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은혜가 바로 복음의 본질입니다. 충돌은 피해야 할 위기가 아니라, 새로운 공동체의 탄생을 위한 성장통일 수 있습니다.

사역자들은 실패와 갈등을 통해 더 깊이 있는 사역의 지혜를 얻게 됩니다. 표면적 조화보다 중요한 것은, 서로의 존재를 진정으로 받아들이는 마음입니다. 다름을 틀림으로 여기지 않고, 그 안에서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려는 자세는 사역의 본질을 되새기게 만듭니다.

한국 내 외국인 사역은 단순한 ‘다문화 사역’을 넘어, 교회가 복음의 본질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이자 도전입니다. 갈등을 피하지 않고, 진심으로 수용하며, 충돌 속에서도 공동체를 세워가는 노력은 한국 교회가 ‘열방을 품은 교회’로 나아가는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지금 당신의 교회는 외국인을 어떻게 대하고 있나요? 단순한 환영을 넘어서, 함께 살아가는 동역자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