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적 갈등과 사역(다문화 시대 목회자를 위한 인간관계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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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적 갈등과 사역(다문화 시대 목회자를 위한 인간관계 모델)

by 누마다 2025.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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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사회가 본격화된 오늘날, 목회자의 역할은 단지 말씀을 전하는 설교자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이들을 연결하고 이해시키는 ‘관계의 중재자’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민족, 언어, 세대, 사회 계층이 다른 구성원들 속에서, 목회자는 공감, 경청, 포용, 그리고 성육신적 자세로 사람들을 섬겨야 합니다. 본 글에서는 다문화 사회의 특징을 살펴보고, 그 속에서 목회자가 어떻게 인간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실천적인 모델을 제시합니다.

1. 다문화 사회의 현실 이해

21세기 들어 한국 사회는 더 이상 단일문화가 아닙니다. 결혼이주여성, 외국인 노동자, 유학생, 탈북민, 다문화 가정의 자녀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이웃이 되었습니다. 교회도 예외가 아니며, 기존의 ‘같은 문화, 같은 언어’ 중심의 목회 방식은 변화가 요구됩니다. 목회자는 이제 문화적 다양성을 받아들이고, 다름을 인정하는 자세를 갖춰야 합니다. 다문화 사회에서는 문화충돌이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이는 단지 언어나 풍습의 차이만이 아니라, 정체성의 혼란, 차별과 소외, 편견 등 복합적인 사회 문제로 이어집니다. 예를 들어, 다문화 가정에서 자란 청소년은 자신이 어디에 속해 있는지 혼란스러워하며, 이방인 노동자는 언어 장벽으로 인해 교회 공동체 안에서도 외로움을 느낍니다.러한 현실을 이해하지 못하면 목회는 오히려 상처를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목회자는 다문화 사회의 구성원들이 어떤 배경을 가지고 있고, 어떤 사회적, 정서적 필요를 지니고 있는지를 면밀히 파악해야 합니다. 이는 단순한 정보 수집이 아닌,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공감의 자세를 통해 가능해집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나라가 다양한 민족과 언어로 구성되어 있다고 말씀하며, 초대교회도 다문화 공동체였습니다. 오늘날의 교회도 이 흐름을 따라가야 하며, 목회자는 그 선두에 서야 합니다.

2. 성육신적 인간관계의 중요성

성육신은 단지 기독론적 교리가 아니라, 관계를 맺는 방식의 핵심 원리입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의 몸을 입고 우리와 동일한 삶을 살아가셨다는 사실은, 우리가 타인과 관계를 맺을 때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예수님은 말씀을 선포하시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람들과 함께 하셨고, 그들의 상황과 문화 속으로 들어오셨습니다. 목회자는 바로 이러한 ‘성육신적 관계맺음’을 삶으로 실천해야 합니다. 성육신적 인간관계는 ‘먼저 다가가는 관계’입니다. 이는 단지 문 앞에서 인사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삶 속에 들어가 함께 시간을 보내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입니다. 다문화 구성원들은 종종 교회 안에서도 주변인으로 머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에게 먼저 다가가 그들의 이름을 불러주고, 그들의 언어로 인사하며,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는 것이 관계의 시작입니다. 또한, 성육신적 관계는 ‘존재로 증명하는 사랑’입니다. 예수님은 단지 진리를 설명하지 않으시고, 그 진리를 몸소 살아내셨습니다. 목회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설교보다 삶이 먼저 말해야 하며, 교리보다 먼저 친절한 표정과 행동이 설득력을 가집니다. 특히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이들과의 관계에서는, 정답을 주는 것보다 먼저 곁에 있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어느 다문화 가정 어머니가 한국어가 서툴러 교회 모임에 참석하기 어려워할 때, 그 모임을 그녀의 언어로 일부 번역해주는 소그룹을 제공하거나, 자녀 양육을 도와주는 자원봉사를 연결해주는 것도 하나의 성육신적 실천입니다. 이런 작은 실천들이 결국 다문화 구성원들이 공동체의 일원으로 자리 잡게 합니다.

3. 목회자에게 필요한 구체적 인간관계 모델

다문화 시대의 목회자에게는 단지 따뜻한 마음 이상으로, 구체적인 관계 기술과 리더십 전략이 필요합니다. 다음은 그런 사역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세 가지 인간관계 모델입니다. 첫째, 경청과 대화 중심의 관계입니다. 단지 듣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말할 수 있도록 공간을 주고, 그 말에 반응하는 진정한 경청이 필요합니다. 이는 다문화 성도들의 정체성과 감정을 존중하는 시작이며, 목회자는 더 많은 설교보다 더 깊은 경청이 필요합니다. 다양한 언어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소통할 때는 말의 정확성보다 감정과 분위기를 읽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둘째, 문화적 해석자로서의 관계입니다. 목회자는 문화 간의 다리를 놓는 해석자 역할을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 사회에서 일반적인 행동이 외국인에게는 무례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런 차이를 설명해주고,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도록 돕는 것은 목회자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또한 교회 안에서 ‘우리 문화’만 고집하기보다는, 다른 문화가 공존할 수 있도록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셋째, 공동체 중심의 관계입니다. 개인주의적 관계보다 공동체 중심의 관계를 통해 다문화 성도들이 자연스럽게 소속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이를 위해 예배, 소그룹, 행사 등에서 다양한 문화 요소가 반영되도록 기획하고, 이들이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단지 포용을 넘어서, 진정한 동역자로 인정하는 성숙한 공동체의 모습입니다.

다문화 시대의 목회는 복잡하고 도전적이지만, 동시에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입니다. 성육신의 모본을 따라 문화의 경계를 넘어 다가가고, 진정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목회자가 될 때,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온전한 다양성과 연합을 실현하게 됩니다. 지금 우리 각자가 있는 자리에서, 가장 가까운 이방인을 향해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것이 바로 하나님 나라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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